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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드라마 리뷰

[드라마 리뷰] 경성크리처 (Gyeongseong Creature, 2023)

by 미마럽 2024. 2. 15.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2023

 

출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외

장르 공포, 스릴러, 액션

에피소드 수 10

시청 등급 15세 이상

 

나온 지 조금 지났는데 이제야 감상을 마친 화제의 드라마, '경성크리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찾아보니까 추억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부터 '낭만닥터 김사부' 등 집필하신 강은경 작가님이 대본을 쓰셨고, 제가 좋아하는 한소희와 박서준 배우까지 나오니 안 볼 이유가 없는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의 색감이나 분위기가 대체로 굉장히 어둡고 차가웠는데, 그와 어울리는 계절에 딱 맞게 나온 것 같아요.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에도 흥미가 생길 것 같은데요. 시대적 배경은 당연히 다르지만, 모종의 실험을 통해 괴물이 만들어지고 그 괴물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는 설정이 동일합니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괴물의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뭔지 모를 비슷함이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촉수를 활짝 펴는 모습이나 어둡고 축축한 피부의 느낌 등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경성크리처'의 제일 큰 특징은 바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인데요.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괴물의 존재를 제외하고서라도 그 당시 저런 끔찍한 일들이 만연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이 떠오르기도 했네요.

시즌 1이 방영되기도 전에 시즌 2가 확정된 드라마 '경성크리처', 자세한 줄거리와 함께 리뷰 시작해 볼게요.

 

 

줄거리

1945년 3월, 동경 대공습 이후 일본이 망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조선에 불기 시작할 무렵, 경성에서 가장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전당포인 '금옥당'의 주인 장태상은 일본 경무관 이시카와에게 고문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시카와의 애첩인 명자라는 기생이 갑자기 실종되어 경성 제1의 정보통이라고 불리는 태상에게 그녀를 찾아오라 협박하는 것이었죠. 자수성가하여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쥐고 있는 태상은 이시카와의 협박으로 벚꽃이 지기 전까지 명자를 찾아 데려와야만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한편, 실종된 사람이라면 다 찾아낸다는 토두꾼, 윤채옥이 만주에서 경성으로 넘어오는데요.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10년 전 실종된 어머니를 찾아 전국을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채옥은 어머니의 실종과 관련되어 보이는 사치모토라는 인물을 찾기 위해 경성 제1의 정보통이라는 태상을 찾아갑니다. 명자를 찾아야 하는 태상과 사치모토를 찾는 채옥은 곧 서로를 도와 그 인물들을 찾기로 합니다.

 

명자의 행방을 찾던 채옥은 그녀의 마지막 행적지가 옹송 병원임을 알아내는데요. 그곳은 일본의 높은 관료들이 이용하는 일본인 전용 병원으로 입구부터 경비가 삼엄한 곳이죠. 태상은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옹송 병원에 들어갈 수 있는 신분증을 빌리고, 채옥 및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명자를 찾기 위해 옹송 병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옹송 병원 잠입을 성공한 이들은 병원의 지하에서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많은 조선인들이 그곳으로 보내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채옥과 아버지는 그곳에 명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계속 남기로 하죠. 

 

한편,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옹송 병원이 폐쇄되고, 한 옹송 병원의 간호사가 태상을 찾아와 '명자를 찾았다'는 채옥의 쪽지를 전합니다. 병원에서 사람들이 자꾸 죽어나간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죠. 태상은 병원에 갇힌 채옥을 떠올리고, 결국 채옥을 구하러 다시 옹송 병원에 잠입하기로 결정합니다.

 

 

주관적인 리뷰

기대를 전혀 안 하고 봤는데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살인자ㅇ난감' 시청 후에 봐서 그런지 더 별로라고 생각이 들었네요.

 

일단 스토리가 답답하고 진부하며 개연성도 떨어지는데요. 병원에서 겨우 탈출했나 싶다가도 다시 들어가고 또 잡히고 또 탈출하는 레퍼토리의 반복으로 스토리가 매우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또, 10명이 넘는 상대 일본군이 총을 쏴대는데 박서준은 한 대도 맞지 않고, 박서준이 총을 쏘면 다 백발백중입니다. 초반에는 사람을 보기만 해도 바로 촉수를 내리꽂던 괴물이 박서준이나 채옥의 아버지를 만났을 때는 너무나 굼뜨죠. 이런 장면들이 반복될수록 몰입도가 떨어지더라고요. 특히 매우 긴급한 상황인데도 멋있는 대사들을 나누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면, 주변의 모든 위급한 상황이 그 멋진 대사를 위해 잠시 멈춰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옹송 병원에서 처음 탈출하는 장면에서는 박서준이 굳이 탈출하지 않고 남아서 시간을 끌겠다고 하는데, 작가님이 그 장면에서 캐릭터의 멋짐이 굉장히 부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그 신을 너무 길게 끌어서 '저럴 시간에 그냥 같이 탈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들의 대사도 유치하게 느껴졌습니다. 대사가 깊지 않고 알맹이 없이 겉을 떠도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일제강점기 배경에 크리처물을 합친 작품인데, 그 둘 중 어느 쪽도 잘 활용했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들의 역할이 크지 않고, 그마저도 주인공인 박서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소비됩니다. 생체실험으로 만들어낸 괴물도 주인공들이 등장하고부터는 그다지 무섭다는 느낌도 없고 임팩트도 없는, 그저 신파용 도구로 전락해 버립니다. 

 

멋있다고 생각되는 대사를 짜놓고 그 대사를 인물들에게 읽도록 시킨 것만 같은 느낌 때문에 각 캐릭터들이 그다지 매력적이라거나 작품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박서준과 한소희 배우 또한 작품 속 인물과 완벽하게 합쳐져 보이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캐릭터의 특징이 살지 못하고 대사 또한 깊지 않아 각 인물에게 몰입되기도 쉽지 않죠.

 

또한, 저는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데도 배우들의 일본어 연기가 매우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분들이 보면 몰입도를 굉장히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품 제작에 700억이 들었고 시즌2도 확정된 지금, 조금 더 대본의 퀄리티가 높아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장면과 대사의 진부함을 덜어내고 조금만 더 담백하게 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평점은 2.5⭐️